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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나를 향해

혁신의향연 2024. 9. 26. 20:39

오늘 아침은 유난히 피곤했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몸은 묘하게 무거웠다. 어제 너무 무리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항상 조금씩 무리하곤 한다. 하지만 어제는 유난히 더 그랬다. 늦은 저녁까지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처리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된 채로 시간을 잊었다. 내 손은 멈추지 않았고, 머리는 이미 한계에 가까웠다. 마치 속이 빈 기계처럼, 무심하게 손가락만 움직였다. 그러다 아침에 전화가 울리자 그제야 깨어난 것이다. ‘아, 조금 더 자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이 멍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그럴 시간은 없었다.

사실, 어제 피로가 쌓인 건 단순히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 끝나고 침대에 누웠을 때, 몸은 이미 지쳤지만 정신은 계속 깨어 있었다. 그런 순간이 있다. 무언가를 멈춰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쉬지 못하고 어디론가 헤매는 순간들. 어제도 그랬다. 갑자기 머릿속에 가을이 떠올랐다. '가을이 왔네. 옷을 좀 사야 할까?'라는 생각이 불쑥 스쳤다. 평소엔 별로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인데, 그날따라 묘하게 나를 붙잡았다. 그래서 폰을 집어 들고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가볍게 구경만 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쇼핑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나도 모르게 평소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옷들이 눈에 띄었다. 그 옷들은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묘하게 끌렸다. 마치 멀리 있는 무언가가 나를 부르는 듯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잔뜩 옷을 주문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나는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 이런 옷을 샀지? 이게 나한테 어울릴까? 정말 입을 수 있을까?' 온갖 의문이 떠올랐다.

그러나, 요즘 들어 나는 그런 의문들이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다. 어쩌면 나는 지금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 그동안 나는 너무나 익숙한 틀 안에서 지냈다. 같은 일상, 같은 스타일, 같은 방식. 하지만 이제는 그 틀을 조금씩 깨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그에 맞는 새로운 나. 아마 패션은 그 변화의 일부일 뿐일 것이다. 옷이 나를 바꾸는 건 아니지만, 옷을 통해 나 자신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사실, 패션에 변화를 주는 건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일은 언제나 그렇다. 익숙한 것들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지만, 동시에 나를 한정된 공간에 가둔다. 그 공간을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자신을 만나게 된다. 물론 그 변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울리지 않는 옷일지도 모르고, 결국 한 번 입고 옷장 구석에 처박힐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뭐 어떨까?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시도가 설령 작고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건 분명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옷 한 벌이 아니다. 내가 그 옷을 입고 어떤 기분이 될지, 그 기분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의문을 던지는 대신, 그저 옷을 입어보고 그 순간의 나를 느껴보려 한다. 어울리든, 어울리지 않든 그건 나중 문제다.